세월호를 잊자는 것이 아니다.
유가족들의 갑질도 짜증나고 한구 뉴스는 세월호밖에 없는 것 같아 짜증이 난다. 15년만에 내 나라의 대통령이 캐나다를 방문했는데 정체가 불분명한 인간들이 나타나 세월호를 핑계삼아 교민들을 선동한다.
이미 미국과 캐나다에는 북한의 외화벌이꾼들이 가세한 대통령 규탄집회가 대도시에서 펼쳐지고 있다. 비록 그 규모는 미미하지만 내 눈으로 이런 것을 목도하려니 답답하다.
이곳 위니펙에는 그런 집회는 없지만 세월호를 핑계로 육두문자와 함께 대통령을 욕하고 한국을 비하하는 인간들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그럴수록 트렌디해 보인다니 뭐 할말 있나? 그 중 한사람에게 이젠 세월호 좀 잊고 살아야 하지 않냐고 말했더니 핏대를 세우며 다그친다.
"세월호는 잊혀지면 안된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이런 슬픈 사건이 또 있었나? 가진 자들에 의해서 수구세력에 의해서 바다에 빠져 죽은 아이들을 잊으면 안된다."
언제부터 세월호 침몰의 주범이 수구세력까지 확대되고 단군 이래 유일무이한 사고가 되어버렸는지 모르겠다.
좋다. 세월호 사건은 잊혀지면 안된다. 세월호뿐인가? 올 겨울 경주 리조트 붕괴사고, 대구 지하철 참사, 서해 페리 침몰 사고, 천안함 폭침, 연평해전, 연평도 포격...6. 25전쟁. 아직 우리 곁에는 그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모두 잊혀져서도 안되고 잊어서도 안되는 사건들이다. 분명 교훈을 찾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세월호를 잊어야 한다. 제자리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어느새 정치투쟁, 사사투쟁으로 변질된 세월호는 잊고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보자는 것이다.
"언제적 사건인데 아직까지 이런 걸 기억해?"
세월호 이야기만 나오면 거품을 물고 대통령을 욕하는 그 사람이, 작년 봄 천안함 폭침 3주기를 맞아서 추모글을 올린 내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글이다.
잊자. 그리고 기억하자.
제자리로 돌아가자.
나는 매번 소고기를 먹을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그들은 2008년을 기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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