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위니펙에 들어온 이래로 최근 5년간은 한국으로 돌아가 본 적이 없다. 그러다가 영주권 취득 후 올 1월에 처음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캐나다에 올 때와 달랐던 점은 새로운 비행기와 에어캐나다의 서비스가 예전보다는 한층 좋아졌다는 점뿐이다.
여전히 캐나다 정중앙에 위치한 위니펙에서 한국으로 가는 여정은 멀고 험하다. 물론 돈이 많다면 그리 걱정할 것도 없지만 우리같은 가난한 이민자들에게는 딱히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이 포스팅에서는 뭐 항공권을 싸게 구입하는 방법같은 건 없다. 사실 요새는 워낙 다양한 사이트와 앱들이 있어서 조금만 발품을 팔아보면 쉽게 싼 항공권을 구할 수 있다. 이 포스팅은 위니펙에서 한국으로 갔다오는 다양한 방법들을 보여준다고 보면 되겠다.
1. 항공기만을 이용하기
일단 항공기로 가장 편하게 다녀오는 루트는 '위니펙-(캘거리 혹은 에드먼튼)-밴쿠버-인천'이다. 주로 에어캐나다가 이 루트를 제공한다. 경험상 항공편간의 연결시간도 짧고 가격도 같은 루트만을 본다면 타 항공사들에 비해 싼 편이다. 다만 밴쿠버-인천보다 위니펙-밴쿠버간의 요금이 그때 그때 다르다는 점이다. 캐나다의 국내선 항공기 성수기와 한국행 항공기 성수기가 다르다. 가령 예를 들면, 10월 캐나다 국내선 항공기 요금은 그리 비싸지 않다. 성수기가 아니니까. 그러나 추석으로 인해 모국 방문객이 많은 인천-밴쿠버 요금은 비싸진다. 물론 에어캐나다가 대한항공보다 덜 하긴 하지만 되도록이면 추석을 피해서 항공편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위니펙과 밴쿠버간에 타도시 경유를 하든 안하든 요금은 비슷하다. 그러니 잘 찾아보고 위니펙에서 밴쿠버까지 한번에 갈 수 있는 것을 고르자.
항공기를 이용하는데 또 다른 루트는 최근 개통된 토론토-인천 직항편이 있다. 물론 비싸다. 토론토에서 인천까지 논스톱이라는 장점이 있기는 한데 위니펙 거주 한국인들은 어차피 토론토까지 가야하므로 큰 가격적인 메리트는 없다. 그런데 왜 이 루트를 이야기하느냐. 아주 드문 경우지만 때론 위니펙에서 밴쿠버까지 따로 결제하고 밴쿠버에서 인천까지 따로 결제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때는 위니펙-밴쿠버보다 위니펙-토론토가 훨씬 싸다. 거리도 거리지만 위니펙에서 토론토가는 사람이 밴쿠버보다 더 많다. 그러니 항공편도 많고 요금도 싸다. 이 경우에는 토론토-인천 직항편을 이용하는것이 전체 요금면에서 쌀 수도 있다.
또 하나의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내가 이번 3월에 써 먹은 방법인데 별로 추천하고싶지는 않다.
바로 위니펙에서 자동차로 미국 국경을 통과해서 바로 남쪽의 미국도시인 Fargo에서 시카고(혹은 덴버등 다른 미국 서부도시)-나리타-인천으로 가는 방법이다. 위니펙에서 파고까지는 대략 250km 정도 된다. 자동차로 운전하면 4시간정도면 도착한다. 파고 공항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주차(이코노미 주차장을 반드시 이용)하고 항공기를 타고 한국으로 가면 된다. 왜 이런 무식한 방법을 이야기하냐하면, 영주권자들에게는 갑작스럽게 한국에 가야하는 슬픈 일이 발생한다. 언젠가는 한두번씩 겪어야하는 일이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항공편이 없을 수도 있다. 위니펙에서 밴쿠버로 가는 항공편을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면 별 수 없이 이 방법을 택해야 한다. 물론 힘들다. 돌아오는 길도 편하지 않다. 악명높은 덴버 공항에서 항공편이라도 놓치면 꼼짝없이 몇 시간을 공항에서 난민신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개나이티드라고 불리는 유나이티드 항공을 타는 것도 별로 권할 일이 아니다. 그래도 이 방법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기를 바란다.
2. 버스-항공기
가끔 젋은 혈기로 똘똘 뭉친 워홀러들 중에 밴쿠버에서 위니펙까지 그레이하운드 버스로 오는 애들이 있다. 뭐 나름 좋다. 밴쿠버에서 위니펙까지 항공기만 이용하면 사실 캐나다를 다양하게 느끼기 힘들다. 버스를 타고 이틀이 넘게 오는 길이 고되기도 하지만 한 번 시도해볼 만하다. 특히 록키산맥을 넘는 경치가 죽인다. 시간 널널하면 한번 시도해보자. 다행히 그레이 하운드 버스는 밴쿠버 공항에 시간맞춰 도착해준다. 비행기 시간만 여유롭게 예약하면 즐거운 마음으로 버스 여행도 즐기고 한국에 다녀올 수 있다. 단, 40대 이상은 이 방법 피하자. 몸이 예전같지 않다. 허리가 아작이 난다. 마음이야 여전히 20대이겠지만 몸은 솔직하다.
3. 기차-항공기
시간 많고 돈 좀 있으면 꼭 해봐라. 위니펙 유니온스테이션에서 출발해서 밴쿠버까지 Via Rail을 이용하고 밴쿠버 공항으로 가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면 된다. 시간은 버스와 비슷하게 걸린다. 그런데 버스보다는 훨씬 편하다. 좌석도 훌륭하다. 식당칸의 음식도 좋다. 다만 답답하다. 그레이하운드 버스는 중간중간 자주 정차해서 쉬는 편인데 이 기차는 역과 역 사이에 절대 정차하는 법이 없다.
갑자기 쓰기 귀찮아졌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조만간 다시 오시라. 좀 더 자세하게 그리고 사진도 넣고 해서 볼만하게 업데이트 해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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