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내는 내게 24시간 민원서비스를 한다며 혀를 끌끌 찹니다. 이 블로그와 카페에 남긴 글 때문에 종종 쪽지를 받고 때론 전화통화까지 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아주 신기한 경우지만 오래전 호주체류시절 남긴 글을 보고 호주 이민을 물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는 사람들은 저보고 랜딩서비스나 유학원을 하라고 합니다. 능력 있다고 말이죠. 저도 인정합니다. 11년간의 정보장교 생활이 가져다 준 일종의 특기죠. 정보서비스라는 것은 그 주제와 대상만 다를뿐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민을 꿈꾸는 사람은 점점 많아지고 아울러 이민이라는 것으로 먹고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주업체, 유학원, 리얼터, 랜딩서비스...그외에도 자동차 딜러, 은행원, 모기지 브로커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의 많은 이들이 이민자를 대상으로 먹고 삽니다.
서점에 한번 가 보십시오. 이민에 관련된 책들은 좀 많습니까? 이민경험담뿐만 아니라 이민가는 방법까지 알려주는 책까지 팔리고 있습니다. 까페도 많죠. 포털마다 셀 수 없이 많은 이민관련 카페들이 즐비합니다. 블로그는 더합니다. 저도 그 중 하나죠.
그런데 그런 수많은 정보의 소스(Source)들중에 정작 이민 그후를 이야기하는 곳은 별로 없습니다. PNP든 CEC든 요즘 화제가 되는 Express Entry든 이민 가는 법, 영주권 따는 법을 알려주는 이는 많은데 정작 이민 그 후의 살아가는 법, 영주권 그 이후의 살아가는 법, 캐나다에서 살아남는 법을 이야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사실 이 블로그를 시작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습니다. 일주일에 서너통 오는 쪽지중에서도 정작 답을 해주는 경우는 정보전달이라기보다는 이민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가진 이들을 말리는 경우입니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인 이민희망자들은 두려움이 없어졌습니다. 수많은 정보의 홍수속에서 얻어낸 값진 자료들과 높은 학력수준 탓에 그런걸지도 모르지만 대부분 이민을 장기간의 해외여행정도로 여기는듯 합니다. 선배이민자들처럼 먹고 살기위해 어쩔수 없이 택하는 이민이 아니라 자녀나 자기자신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이민이 주를 이루다보니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모일간지에 하버드 유학에 관련된 칼럼 하나가 실렸더군요. 주제는 유학이지만 제가 하고싶은 이야기와 일맥상통 하더이다.
"대형 서점에 가 보면 ‘나는 이렇게 하버드 대학 갔다’, ‘하버드 들어간 쌍둥이 이야기’ 류의 책들이 참 잘도 팔리더군요. 그런 책들 읽어 보면 참 아이들이 대견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동시에 드는 의문은 하버드 가느라 고생했겠다만, 그래서 뭐 할 건데? 하는 것입니다. ‘하버드라는 특정 대학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사회에 있어 어떠한 독자적인 가치를 갖고 있습니까? 대학 입학이라는 것 자체가 인생의 한 목표가 될 수 있습니까? 그 대학 간판이 남은 인생 동안 자기 능력과 성실성에 대해 새로 증명할 필요 없는 자유이용권 같은 겁니까?
우리는 아이들에게 ‘나중에 커서 뭐가 될래?’라고 묻지, ‘나중에 커서 어떤 일을 하고 싶어?’라고 잘 묻지 않는 것 같습니다. 뭐가 되고, 어느 대학에 들어가는 것은 다 어떤 일을 하기 위한 방편에 불과한 것 아닙니까? 어느 대학에 들어가고, 뭐가 되는 것까지가 아니라 무엇이 된 이후 그 좋은 방편을 활용해서 무슨 일을 왜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민하고 있습니까?"
여기서 하버드 대신에 이민이란 단어를 대입하면 바로 제가 하고픈 이야기가 됩니다.
많은 이민 희망자들이 영주권을 목표로 합니다. 그런데 그 영주권이 어떻게 목표가 될 수 있습니까? 물론 그 영주권의 가치나 혜택을 모르는바 아닙니다. 그러나 정작 이 캐나다땅에서 악착같이 살고 있는 이민자들이 느끼는 것과 아직 캐나다行을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 상상하는 캐나다는 분명 다릅니다. 영주권은 마지막 종착역이 아니라 고생의 시작이라는 걸, 이민을 택함으로써 내가 포기하고 희생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어야 하는데 정작 대부분은 그저 영주권이 캐나다의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자유이용권 정도로 인식하게끔 만들고 있습니다. 이민희망자들의 질문들도 "무엇을 해야 영주권을 따나요?"지 "캐나다에서 무엇을 하고 평생을 살아야 하나요?"라는 질문은 아닙니다. 어찌보면 요즘 갑자기 Express Entry에 대해 관심이 폭주하는 것도 6개월만에 영주권이 발급된다는 것이 주된 이유일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중에 이미 캐나다땅에서 이민자의 굴레를 뒤집어쓰고 살아가는 분들이 계시다면 주변의 이민희망자들에게 '어떻게 영주권을 딸 것인가'보다 '캐나다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이야기 해주기를 부탁합니다. 그리고 캐나다行을 고민하는 이들은 어떻게 영주권을 딸것인가도 중요하지만 나는 캐나다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역시도 반드시 해야하는 고민임을 알려드립니다.
캐나다 이민의 역사가 6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한인들은 그렇게 영주권에서 모든 것을 다 이루었다고 여기며 살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여기 주류사회로의 진출이나 영향력 확대 등에 다른 민족 커뮤니티들에 비해 한참 뒤쳐지게 됐습니다. 자녀들에게도 무엇이 되기만을 바랬지 캐나다에서 한 사람의 시민으로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가르침이 부족했습니다.
그분들이야 그런 시대에, 어려운 이민생활에 적응하기도 바쁜 시대를 살아왔으니 그렇다고 칩시다. 이제는 대한민국이 캐나다보다 어떤면에서는 더 낫다고 느끼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제는 대한민국으로 이민 오려는 사람들이 많은 시대가 됐습니다. 이제 우리는 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캐나다 사람들에게 배울건 배우더라도 때론 우리가 이 나라의 낙후된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영향력을 행사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니 영주권만 따면 끝이라고 생각치 말고 그 이후의 삶, 그 이후의 목표에 대해 더 고민했으면 합니다.
아내는 오늘도 제게 차라리 이럴거면 유학원을 차리라고 하지만 저는 절대 이런 일을 생계수단으로 삼고싶지 않습니다. 저같은 잔소리, 낙천적인 비관론자에게 돈을 주고 일을 맡길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전 그냥 잔소리에 험한 말 내뱉으며 알고 있는 썰이나 푸는 지금이 딱 좋습니다.
아는 사람들은 저보고 랜딩서비스나 유학원을 하라고 합니다. 능력 있다고 말이죠. 저도 인정합니다. 11년간의 정보장교 생활이 가져다 준 일종의 특기죠. 정보서비스라는 것은 그 주제와 대상만 다를뿐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민을 꿈꾸는 사람은 점점 많아지고 아울러 이민이라는 것으로 먹고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주업체, 유학원, 리얼터, 랜딩서비스...그외에도 자동차 딜러, 은행원, 모기지 브로커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의 많은 이들이 이민자를 대상으로 먹고 삽니다.
서점에 한번 가 보십시오. 이민에 관련된 책들은 좀 많습니까? 이민경험담뿐만 아니라 이민가는 방법까지 알려주는 책까지 팔리고 있습니다. 까페도 많죠. 포털마다 셀 수 없이 많은 이민관련 카페들이 즐비합니다. 블로그는 더합니다. 저도 그 중 하나죠.
그런데 그런 수많은 정보의 소스(Source)들중에 정작 이민 그후를 이야기하는 곳은 별로 없습니다. PNP든 CEC든 요즘 화제가 되는 Express Entry든 이민 가는 법, 영주권 따는 법을 알려주는 이는 많은데 정작 이민 그 후의 살아가는 법, 영주권 그 이후의 살아가는 법, 캐나다에서 살아남는 법을 이야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사실 이 블로그를 시작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습니다. 일주일에 서너통 오는 쪽지중에서도 정작 답을 해주는 경우는 정보전달이라기보다는 이민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가진 이들을 말리는 경우입니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인 이민희망자들은 두려움이 없어졌습니다. 수많은 정보의 홍수속에서 얻어낸 값진 자료들과 높은 학력수준 탓에 그런걸지도 모르지만 대부분 이민을 장기간의 해외여행정도로 여기는듯 합니다. 선배이민자들처럼 먹고 살기위해 어쩔수 없이 택하는 이민이 아니라 자녀나 자기자신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이민이 주를 이루다보니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모일간지에 하버드 유학에 관련된 칼럼 하나가 실렸더군요. 주제는 유학이지만 제가 하고싶은 이야기와 일맥상통 하더이다.
"대형 서점에 가 보면 ‘나는 이렇게 하버드 대학 갔다’, ‘하버드 들어간 쌍둥이 이야기’ 류의 책들이 참 잘도 팔리더군요. 그런 책들 읽어 보면 참 아이들이 대견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동시에 드는 의문은 하버드 가느라 고생했겠다만, 그래서 뭐 할 건데? 하는 것입니다. ‘하버드라는 특정 대학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사회에 있어 어떠한 독자적인 가치를 갖고 있습니까? 대학 입학이라는 것 자체가 인생의 한 목표가 될 수 있습니까? 그 대학 간판이 남은 인생 동안 자기 능력과 성실성에 대해 새로 증명할 필요 없는 자유이용권 같은 겁니까?
우리는 아이들에게 ‘나중에 커서 뭐가 될래?’라고 묻지, ‘나중에 커서 어떤 일을 하고 싶어?’라고 잘 묻지 않는 것 같습니다. 뭐가 되고, 어느 대학에 들어가는 것은 다 어떤 일을 하기 위한 방편에 불과한 것 아닙니까? 어느 대학에 들어가고, 뭐가 되는 것까지가 아니라 무엇이 된 이후 그 좋은 방편을 활용해서 무슨 일을 왜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민하고 있습니까?"
여기서 하버드 대신에 이민이란 단어를 대입하면 바로 제가 하고픈 이야기가 됩니다.
많은 이민 희망자들이 영주권을 목표로 합니다. 그런데 그 영주권이 어떻게 목표가 될 수 있습니까? 물론 그 영주권의 가치나 혜택을 모르는바 아닙니다. 그러나 정작 이 캐나다땅에서 악착같이 살고 있는 이민자들이 느끼는 것과 아직 캐나다行을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 상상하는 캐나다는 분명 다릅니다. 영주권은 마지막 종착역이 아니라 고생의 시작이라는 걸, 이민을 택함으로써 내가 포기하고 희생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어야 하는데 정작 대부분은 그저 영주권이 캐나다의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자유이용권 정도로 인식하게끔 만들고 있습니다. 이민희망자들의 질문들도 "무엇을 해야 영주권을 따나요?"지 "캐나다에서 무엇을 하고 평생을 살아야 하나요?"라는 질문은 아닙니다. 어찌보면 요즘 갑자기 Express Entry에 대해 관심이 폭주하는 것도 6개월만에 영주권이 발급된다는 것이 주된 이유일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중에 이미 캐나다땅에서 이민자의 굴레를 뒤집어쓰고 살아가는 분들이 계시다면 주변의 이민희망자들에게 '어떻게 영주권을 딸 것인가'보다 '캐나다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이야기 해주기를 부탁합니다. 그리고 캐나다行을 고민하는 이들은 어떻게 영주권을 딸것인가도 중요하지만 나는 캐나다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역시도 반드시 해야하는 고민임을 알려드립니다.
캐나다 이민의 역사가 6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한인들은 그렇게 영주권에서 모든 것을 다 이루었다고 여기며 살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여기 주류사회로의 진출이나 영향력 확대 등에 다른 민족 커뮤니티들에 비해 한참 뒤쳐지게 됐습니다. 자녀들에게도 무엇이 되기만을 바랬지 캐나다에서 한 사람의 시민으로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가르침이 부족했습니다.
그분들이야 그런 시대에, 어려운 이민생활에 적응하기도 바쁜 시대를 살아왔으니 그렇다고 칩시다. 이제는 대한민국이 캐나다보다 어떤면에서는 더 낫다고 느끼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제는 대한민국으로 이민 오려는 사람들이 많은 시대가 됐습니다. 이제 우리는 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캐나다 사람들에게 배울건 배우더라도 때론 우리가 이 나라의 낙후된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영향력을 행사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니 영주권만 따면 끝이라고 생각치 말고 그 이후의 삶, 그 이후의 목표에 대해 더 고민했으면 합니다.
아내는 오늘도 제게 차라리 이럴거면 유학원을 차리라고 하지만 저는 절대 이런 일을 생계수단으로 삼고싶지 않습니다. 저같은 잔소리, 낙천적인 비관론자에게 돈을 주고 일을 맡길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전 그냥 잔소리에 험한 말 내뱉으며 알고 있는 썰이나 푸는 지금이 딱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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